평화롭고 아담한 제주도 오름 아래에 거대한 화산체가 숨어있다면 어떨까? 최근 서귀포 더데오름 지하에서 산방산에 버금가는 거대 용암돔 흔적이 최초로 발견되었다. 2026년 7월 최신 제주 더데오름 시추 조사 결과와 이번 지하 화산체 발견이 가지는 의미를 정리했다.
평범한 동네 뒷산? 제주 더데오름 용암돔의 반전
제주도 서귀포시 상예동에 위치한 더데오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고
평범한 오름 중 하나다. 지면에서부터 산 정상까지의 순수 높이를 뜻하는 '비고'가
겨우 48m에 불과하며, 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측정하는 '고도' 역시 228.4m
수준으로 아주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일반적인 관광객들이나
심지어 지역 주민들조차 이곳을 가벼운 산책 코스 정도로만 여겼을 뿐, 그 땅속
깊은 곳에 무엇이 존재할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다르게
이 작은 오름 아래에는 엄청난 자연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최근 진행된 지질 조사 과정에서 더데오름 지하에 거대한 고대 화산체가 통째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 더데오름 |
우리가 두 발로 딛고 눈으로 보던 더데오름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다. 지상에 노출된 부분은 50m도 채 되지 않지만, 지하로는 수백 미터 길이의 단단한 암석 덩어리가 거대한 기둥처럼 박혀 있는 셈이다.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꼬마 오름 지하에서 웅장한 규모의 화산체가 발견된 것은 제주 화산섬 연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지하에 숨겨진 360m 거대 화산체, 어떻게 찾았을까?
이처럼 오랜 세월 땅속 깊이 숨어있던 제주 더데오름 용암돔을 찾아낼 수 있었던 1등 공신은 바로 '시추공 조사' 기술이다. 시추공 조사는 땅을 깊게 뚫고 들어가 그 안에 층층이 쌓인 지하 암석과 지층(시추코어)을 직접 꺼내어 눈으로 확인하는 과학적인 분석 방법이다.
쉽게 말해, 커다란 쇠 파이프를 땅속 깊숙이 꽂아 지구의
속살을 쏙 뽑아내어 과거의 기록을 읽어내는 것과 같다.
연구진이
더데오름 지하를 뚫고 들어가 시추 자료와 주변 지형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이 화산체는 지상 정상부(해발 228.4m)에서 시작해 지하로는 최소 해발
-132m 지점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과 지하의 수치를 모두 합치면 전체 규모가 무려 최소 360m에 달한다는 엄청난 계산이 나온다. 심지어 현재 지하 330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갔음에도 조면암체의 하부 끝부분이 확인되지 않아, 실제 화산체의 크기는 추정치보다 훨씬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여기서 말하는 '용암돔'이란, 꿀처럼 끈적끈적한 점성이 높은 마그마가 화산 밖으로 흘러넘치지 못하고 분화구 근처에 빵 반죽처럼 둥글고 높게 솟아올라 굳어진 형태를 말한다. 제주도의 상징적인 명산인 산방산이 바로 이 용암돔의 대표적인 롤모델이다.
제주 랜드마크 산방산 vs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 비교
그렇다면 이번에 발견된 제주 더데오름 용암돔은 우리가 잘 아는 산방산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두 화산체의 핵심 지표를 표로 비교해 보았다.
| 비교 항목 | 랜드마크 '산방산' |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 |
|---|---|---|
| 고도 / 비고 |
고도 395m / 비고 345m ※ 압도적인 지상 존재감 |
고도 228.4m / 비고 48m ※ 지상 노출이 매우 적음 |
| 전체 규모 추정 |
약 345m 내외 ※ 대부분이 밖으로 돌출됨 |
최소 360m 이상 ※ 지하 -132m 아래까지 확장 |
| 특징 |
제주 남서부의 상징적 경관 수많은 관광객 방문 |
최초로 확인된 거대 잠복 화산 자연이 숨겨놓은 비밀 병기 |
비교표에서 알 수 있듯,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는 겉으로 드러난 웅장함에서는 산방산에 미치지 못하지만, 땅속으로 뻗어 내려간 전체 규모나 부피 면에서는 산방산을 훌쩍 뛰어넘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조각품이 수만 년 동안 우리 발밑에 숨죽인 채 잠들어 있었다고 생각하면 묘한 전율마저 느껴진다.
제주도 지질 연구의 새로운 비전과 과제
이번 제주 더데오름 용암돔의 대발견은 단순히 크고 신기한 화산 하나를 찾았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025년부터 시작해 2028년까지 4년에 걸쳐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이라는 막중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지하수 개발과 관측을 위해 굴착된 깊은 시추공 13곳의 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용암층별 암석 시료를 채취하고 데이터를 기록하는 작업에 매진 중이다.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은 지표면에 드러난 암석 정보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지하 시추
자료까지 꼼꼼하게 확보해 관련 연구기관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빛나는 제주 화산섬이 과거에 어떤 과정을
거쳐 폭발하고 형성되었는지, 그 복잡한 화산 활동의 역사를 완벽하게 규명해 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앞으로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면, 눈앞에 우뚝 솟은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밟고 지나는 작고 소박한 오름 밑에도
장엄한 자연의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제주도를 즐기는 전혀 새로운 시각이 열릴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Q: 더데오름은 제주도 어디에 있나요?
A: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상예동에 위치해 있다. 중문관광단지와 비교적 가까운 서귀포 서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
Q: 지하 화산체가 갑자기 폭발할 위험은 없나요?
A: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에 확인된 용암돔은 과거 화산 활동 시기에 마그마가 식어 굳어진 거대한 암석 덩어리일 뿐, 현재 마그마가 끓고 있는 활화산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폭발 위험과는 전혀 무관하다. -
Q: 고도와 비고의 차이점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A: 고도는 평균 해수면(바다 높이 0m)을 기준으로 산 정상까지 잰 절대적인 높이이고, 비고는 주변 평지 지면에서부터 오름 정상까지 우뚝 솟아오른 순수 상대적 높이를 말한다. 즉, 관광객이 체감하는 등반 높이는 '비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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